자연과 시
접시꽃 본문
접시꽃
▼ 2023년 6월 23일 석양. 하얀 접시 같다.
산 능선 너머에 도봉산 오봉이 있다. 21일이 하지였으니
이제는 조금씩 남쪽으로 내려가면서 저물고, 동지에는
청와대 뒤 백악산 근처까지 가서 저물 것이다.
이렇게 오르고 내려가면 한 해가 가고..........
접시꽃
동지 하지 간 석양 꽃은 접시처럼
매일 서산 능선을 오르내리며 피는데
넌 오직 한 길, 오르기만 하며 꽃을 피웠어
짧은 생에 어이 아래 볼 새 있으랴
허나, 오르고 올라도 하늘은 늘 그 자리
밤하늘 별들은 여전히 높기만 하였어
무궁화 꽃 피기 시작하는 어느 날 저녁
넌 오르다가 털썩 주저앉았어
가지를 키우고 풍성히 꽃 피울 수 있음을
비로소 보고 슬피 울었지
모두는 무한우주가 피우는 꽃
우주와 함께하는 길
실은 나도 울었었어
나도 너와 같아
글, 사진 / 최운향.
■ 접시꽃은 그 가지가 갈라지지 않는다.
오로지 하나의 줄기를 하늘을 향해 높이 세우며
밑에서부터 꽃을 피우기 시작한다.
하늘을 향한 그 순결한 한 마음
마음꽃을 피운다.
7월이 가까워지면서 무궁화꽃이 피기 시작하면
접시꽃은 더 이상 오르지 못하고
줄기 끝에 마지막 한 송이 꽃을 피우고
접시 모양의 열매를 맺으며 서서히 말라갈 것이다.
그 곁에서는 무궁화가 풍성하게 가지를 펼치며
꽃을 피울 것이고 ...........
▼ 어둠 속에서 하늘의 별들을 헤아리고 있을까?
아니면 ........... ?
글, 사진 / 최운향 202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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