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025/02 (2)
자연과 시
을사년 정월 대보름에 사진/2025년 2월 11일(음 1월 14일). 불암산에서 허물을 벗지 않는 뱀은 죽는다 을사년 정월 열나흘 불암산 능선 위로 떠오르는 달 뿌연 미세먼지 속에 있었다 하나, 정월 대보름 저녁 달은 아예 보이지도 않았다 사악한 뱀들은 달마저 앗았다 허물이 뭔지도 모르는 뱀들 허물을 못 본 척하는 뱀들 허물을 벗는 척하는 뱀들 그 사악함이 허물 속에 있으니 절대 허물을 벗지 않을 터이고 하는 짓엔 악취가 천지를 덮는다 뱀들은 이미 제 세상이라 믿는다 그 곁에 똬리를 튼 거대한 뱀 간악한 눈빛으로 혀를 날름거린다 언제부턴가 뱀들의 천국이 돼버린 땅 구석구석 사..
2025. 立春에 뜨겁지 않으면 봄은 오지 않는다. "대한이 소한 집에 갔다가 얼어 죽었다."는 속담이 있지만 그게 아니었다. 대한과 소한이 입춘 집에 이별 인사 갔다가 완전 기절초풍 돌아버린 것이다. 일찍이 입춘이 이렇게 강력한 추위로 공격할 줄은 몰랐다. 입춘이 스스로 입춘이 아니라고 입춘답지 않게 입춘이기를 포기하고, 소한과 대한을 제압하고 무릎 꿇게 했으니 무슨 연유에서 일까?저들의 음흉한 흉계를 알아서일까? 무슨 깊은 다른 뜻이 있어서일까? 나라가 이상하게 돌아간다. 이상한 자들이 이상한 것을 지향하며 이상한 이유로 이상한 결정을 하고 이상한 행동으로 이상한 나라를 만들려 한다. 참 보기에도 기가 막힐 정도다. 입춘이 입춘답지 아니한 냉정한 모습을 보이며, 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