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시
2022, 불암산 단풍 본문
2022, 불암산 단풍
▼ 왼쪽부터 멀리 도봉산, 수락산, 불암산이 보인다.
낙엽
우수수 지는 낙엽이 고와
몸을 굽혀 주워 봅니다
의외로 많은 사연이 보였습니다
제 몸에 조각(彫刻)하여 마음을 담고
깨알 같은 글씨를 적기도 하였습니다
잘 있으라고
그동안 참 고마웠다고
함께하지 못해 정말 미안하다고
................................
눈물 어린 사연 일 겁니다
봄날 파르스름 어린 눈을 뜨고 자라
마른 가지를 풍성히 덮고
마냥 좋아 춤추는 듯 산 줄만 알았는데
타는 그 속마음 몰랐습니다
아픔으로 비애를 보고
진실을 찾으려 괴로워하다가
육신(肉身) 너머의 진아(眞我)를 깨닫게 되니
절로 몸은 단풍 들고
이제 깊은 고요 속에 들려는가
우수수 지는 낙엽이 고와 주워 보고는
두고 올 수가 없어서 가지고 옵니다
단풍 내음 물씬한 손으로
책갈피에 모웁니다
글, 사진 / 최운향. 2022.11.
▼ 2022, 불암산 단풍
↓ 반은 푸르고 반은 노랗게 물든 670여 년 된 은행나무
2022년 불암산 단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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