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시
투구꽃 본문
투구꽃
투구꽃
투구꽃을 피우는 뜻
알 법도 하구나
그 무한 하늘도 조각나 보이는 그늘 속
무량한 빛도 잠시 이슬 내리다 마는 듯
발붙이며 버티기도 힘든 땅
오직 한 생각은 생명부지였으리
이리 떠밀리고 저리 쓰러지며 살다가
좋은 세월 다 보내고
서늘한 갈바람 끝에 끝내 피운 짙푸른 뜻
그 마음 모르랴
님께선 평화를 남기고 가신다 하셨는데
그 평화 어딨나
가만히 있어야 하는 건가
나를 죽여야 하는 건가
어떻게 해서라도 살아남을 각오로
투구를 쓰고 다지며 살아온 생
헛것이란 말인가
나를 죽이면 아예 없어져라 하는데
있는데 없는 것 너머
없는데 있는 것 찾아
가고 또 헤매어도 여기
해가 갈수록 짙푸른 불꽃으로 타오른다
투구꽃을 피우는 뜻
알 법도 하구나
글, 사진 / 최운향 2022. 10.
■ 내가 사는 곳에서는 투구꽃을 볼 수가 없다.
녀석을 보려면 때를 맞춰 먼 곳으로 찾아가야만 한다.
가을에 꽃을 피우는데 그 꽃이 마치 투구를 쓴 기이한
모습이어서 투구꽃이란 이름을 얻었다.
▼ 온갖 풀들이 경쟁적으로 살아가는 그늘진 곳에서
두 송이의 투구꽃이 피어 있다.
▼ 꽃이 오래 되면서 투구 모양의 끝 부위가
위로 향한다.
글, 사진 / 최운향 202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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