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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시

꽃향유 찾던 날 2024년 10월 22일(화),하루 종일 검은 구름이 짙게 하늘을 덮고 비를 뿌렸다. 내일이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霜降)이니 그 속내가 보였다. 오후시간에 커다란 우산을 받쳐 들고 꽃을 찾아 나섰다. 불암산이 공원화 되면서 파헤쳐져 그 서식지를 잃은 꽃 꽃향유를 혹시 볼 수 있으려나 하면서 말이다. 근데 참 묘한 곳에서 비를 맞고 피어 있는 녀석들을 만났다. 흔한 꽃이지만 내 사는 곳에서는 이제 영 사라졌다 했는데 얼마나 반가웠던지 ........... 녀석들은 어디에서 살다가 어떻게 이곳에 자리를 잡았을까?아마 공원을 만들면서 당매자, 가막살나무 등을 식수했는데 그 과정에 종자들이 유입되었다는 게 맞을 것이다. 주룩주룩 비는 뿌리는데고맙고 반가워 한참을 함께하였다. ..

친구여 2024년 10월 15일(화) 오랜만에 고교 동기 모임이 있었다. 양재시민의 숲 윤봉길 의사 기념관 앞에서 모여 가을 냄새를 맡으며공원길을 산책하고 부근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헤어졌다. 이런저런 모임이 참 많지만 제일 좋은 게 고교 시절 친구들과의 만남이다. 아마 모두가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당일 식당에 백여 명 이상이 참석하였으니 그래도 대단하다 할 것이다. 여기저기 흩어져 살다가 그 동기라는 게 뭔지... 샘물이 흘러 필연처럼고이듯 모여 스스럼없는 대화를 나눌 수 있음은 축복이다. 건강으로 함께할 수 없는 친구들이 있으니 말이다. 집에 돌아와 창밖을 바라보니 수락산을 어루만지며 소리 없이 흘러가는구름들, 새삼 신비로워 보이고, 악수를 나눈 후 각자 자기의 길로 돌아가는 친구들 모습만 같더라..

2024. 다시 맞는 가을 ㅡ갈꽃과 함께 불암산에서 핑크뮬리와 어우러진 불암산 화원은 푸른 하늘과 빛나는 태양, 흐르는 구름과 어울려 바로 여기가 천국이니 어서 와서 보라고 손을 들어부릅니다. 다시 맞는 가을에 몸은 날로 쇠하고 상해갑니다. 하나, 늘 새롭게 찾아오는 시절 또 한 가을을 맞습니다. 이제 남은 나의 가을은 얼마런가? 그 선명치 않은 분명함에 이 가을은 겹도록 유별합니다. 삶은 나를 알아가는 순례의 여정 끝없는 믿음으로 참아주는 은총 바라보는 측은지심 눈빛을 보는 것 내려오려면 오르질 말아야 하고 오르려면 내려오질 말아야 하는 그 자리 찾는 건 과한 욕심이런가? 꽃들은 무한시공의 바다에서 ..

2024, 9월의 마지막 날에 가을꽃을 찾아 귀뚜라미 우는 소리 툭뚝 알밤 떨어지는 소리 산사나무 열매 불그스레 익어가는 파란 하늘 가을이다. 가을꽃을 찾아 먼 길을 나서 숲길을 걷는다. 아쉽게도 있어야 할 꽃이 없다. 산자락을 넘으며 산길을 살피고 걷는다. 땀을 흘리고 나서야 비로소 만나는 기쁨 꽃들이 살았던 곳을 찾아가면 어느 해엔 여기저기 풍성히 피어있고 어떤 때는 초라하기 그지없으며 아예 찾아볼 수 없는 경우도 있다. 無限時空을 흐르는 緣起의 삶 지금 있는 그대로의 길 水流花開의 꽃이어라! 푸른 하늘 끝이 없고 시시각각 피어 나르는 구름 땅을 타고 둥둥 떠다니는 나 앗차! 발을 헛디뎌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