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시
꽃을 찾는 마음 ㅡ2024년 첫 봄꽃을 찾으며 본문
꽃을 찾는 마음 ㅡ2024년 첫 봄꽃을 찾으며
설레는 마음으로 금년 들어 불암산에서 맨 먼저 피어나는 첫 꽃이
보고 싶어 여러 날을 오로지 꽃만 찾아 헤맸었다.
꽃이 피기에는 2월의 날씨가 모질게 냉혹하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 떨칠 수가 없었다.
번번이 실패하는 날들이었지만 어려운 조건을 넘어 곱고 보드라운
살결로 숨어 핀 꽃의 모습을 볼 수 있었음은 정말 기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첫 봄꽃을 찾으며
하얀 날개옷 입은 天上 精靈들
눈부신 오색 빛살 타고 내려와
불암산 얼음골 미끄럼 타며 즐기니
고드름 끝 물방울 하나 맺혀 자라다가
똑 ㅡ
떨어졌다.
깊은 잠에 빠진 밤나무 가지
그 소리에 깜짝 놀라 몸을 떠니
가녀린 바람 일어
이웃이 깨고
또 이웃이 깨어나고
모두가 깨었어라.
비로소
푸름은 서둘러 싹을 키우고
꽃망울을 터뜨리고
꽃을 피우니
어쩜 그리도 보드라운 살결
고운 모습 이런가.
지옥에 꽃이 피랴
꽃이 없는 천국이 있으랴
꽃이 피고 지는 예가 어딘가를
꽃이 증명하니
꽃을 진정 보는 마음
늘 행복하여라.
글, 사진 / 최운향 2024. 2.
불암산 모습
겨울은 쉽게 떠나지 않았다.
야화를 찾는 중 여러 날 비와 눈과 진눈깨비가 내렸다.
2024년 2월 16일
첫 꽃 영춘화 한 송이, 매화꽃 한 송이를 보았다.
2024년 2월 19일
차디찬 빗속에 군데군데 꽃을 피운 영춘화
2024년 2월 21일
완전히 개화하지 않은 매화 몇 송이를 더 볼 수 있었다.
2024년 2월 23일
멀리 북한산은 하얗게 눈이 쌓였다.
불암산에도 눈이 내리고 한낮에 녹아내렸다.
雪中梅라 했던가? 몇 군데에 매화꽃이 만개하고
영춘화 개체 수도 많아졌다.
첫 개나리 꽃 한 송이를 만났고
눈 속에 핀 양지꽃을 보았다.
초라한 모습이지만 그렇게 아름다울 수 없었다.
별꽃
개나리꽃
세잎양지꽃
눈이 녹아내리는 불암산
건물 사이로 보이는 북한산 모습
2024년 2월 27일
2mm 정도는 될까?
악조건 하에서 꽃을 피웠으니......
아주 작을 수밖에 없었을 게다.
꽃마리 한 송이 속살을 보였다.
그 속엔 드넓은 창공이 있었다.
다른 개체들은 감감한데..... 그중에
제일 빠른 꽃을 피운 개체 영춘화와
매화의 모습이 아직은 찬란한 봄이
아님을 말해주었다.
어느새 2월도 끝나간다.
이제 조용히 3월의 야화를 그려야겠다.
글, 사진 / 최운향 2024. 2.
'자연 그리고 나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꽃 찾아 걷는 길에 (4) | 2024.03.19 |
---|---|
내 마음 갈 곳을 잃어 (5) | 2024.03.11 |
2024년 봄꽃을 찾던 날 (5) | 2024.02.20 |
불암산의 새 4 ㅡ 직박구리를 보며 (8) | 2024.02.13 |
계묘년(癸卯年) 섣달 그믐에 (0) | 2024.02.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