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시
봄꽃 찾아 걷는 길에 본문
봄꽃 찾아 걷는 길에
산수유
우산 모양으로 꽃을 피우는데, 그 안에 20~30개의 꽃봉오리들이
소복이 모여 있습니다.
작은 꽃을 보면 암술과 4개의 꽃잎과 4개의 수술이 있습니다.
산수유
산수유가 겨울 눈치를 힐끗힐끔 보다가
재고 또 재고 어렵게 꽃보따리를 풀으니
소복이 꽃봉오리들이 머리를 민다
고 녀석들도 되게 겁이 많아
여러 날 뜸에 뜸을 들이더니
그중 한 녀석이 용감히 꽃잎을 폈다
이곳저곳 아무리 살펴도
이만한 놈이 없구나
그래그래 네가 일등이다
산수유야,
금년 산수유 꽃은 이제
다 보았어
2024. 3. 8.
불암산 매화나무 중에 다른 개체들은 아직 꽃을 피우지 않고 있는데
유별나게 앞서 꽃을 피우는 녀석이 있습니다.
예년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그 연유를 알 수가 없습니다.
어린아이가 매화꽃 아래서 흙장난을 합니다.
아름다운 봄을 또 맞습니다.
아직 싸늘한 기온이었습니다.
추위 속에 혼자 꽃을 피웠으니 그 모습이............
많은 꽃들을 피우고 영춘화는 봄을 즐깁니다.
그러나 개나리는 아직도 멀었습니다.
냉이가 하루가 다르게 자라며 꽃을 피웠습니다.
꽃마리도 꽃대를 키우며 더 많은 꽃들을 피웁니다.
개암나무가 꽃을 피웠는데 축 늘어진 수꽃은 많은데
아주 작고 붉은 머리털의 암꽃은 별로 없었습니다.
드문드문 열매를 맺을 것 같습니다.
3월 12일에 비로소 생강나무 꽃을 불암산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절로 눈을 감게 만드는 그 그윽한 향기는 말로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그 향기를 따라 찾아와 꿀을 빠는 작은 곤충도 만났습니다.
나무 숲 사이로 저무는 붉은 태양
노오란 꽃과 어울려 환상적인 생명의 공간을 연출합니다.
나는 물론 그 공간에 있으며
생명으로 하나입니다.
모두가 함께 하나입니다.
3월 15일, 어느새 3월도 반이 흘렀습니다.
베로니카(봄까치), 별꽃, 긴병꽃풀, 광대나물 꽃들을
만났습니다.
무한한 공간은 그 안의 펼쳐지는 대자연을 통해
이 세상이 꽃(생명)으로 장엄한 세상임을 하나하나
증명하며 보여 줍니다.
지난해에도 그랬고 내년에도 그럴 겁니다.
'空'이라고 그냥 텅 빈 것이 아니라고
친절하게도 그럴 겁니다.
늘 그럴 겁니다.
알 때까지 그럴 겁니다.
봄꽃 찾아 걷는 길에
1
生體未生前은 알 수 없으나
本來面目은 無限虛空
無限虛空은 生命의 場
生命은 虛空 에서 왔기에 虛空으로 갑니다
虛空은 永遠하기에
生命은 永遠합니다
2
살아 있는 모든 것은 생명으로서 하나
개체로서는 自由奔放합니다
산수유는 산수유꽃을 피우고
매화는 매화꽃을 피우고.........
같은 개체의 그 수많은 꽃이라도
똑같이 생긴 꽃은 없습니다
3
나도 너도 꽃입니다
自由奔放한 生命입니다
그 永遠한 生命의 여정에서
지금 여기 만난 因緣
꽃이어서, 한이 없이 기뻐서
아름다운 因緣 길 마음껏 걷습니다.
글, 사진 / 최운향 2023. 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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