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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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겅퀴
엉겅퀴
시방(十方)이 고요한 곳
자신 있는 미모
곧게 머리를 듭니다.
흰구름 피는 파란 하늘을 봅니다.
홀연,
하얀 날개옷 입은 천사
너울너울 날아와
가는 팔로 그의 얼굴을 감싸고,
백옥 같은 말랑한 가는 허리
뺨을 스치니
황홀한 감촉, 그 따스함에
스르르 눈을 감습니다.
내 몸에 손대지 말아요.
그냥 보기만 하세요.
까칠한 가시를 세우던 말
까맣게 잊습니다.
저 곁엔
그 곱던 오묘한 얼굴이 털북숭이가 되어
은빛 날개를 단 작은 별들을
허공에 띄웁니다.
모든 게 가능한 무한 허공은
영원부터 영원히 있으면서
그 가시를 달고 핀 요염한 얼굴
연기(緣起) 창조의 주체가 되게 합니다.
꽃은 언제 어디서나 핍니다.
온통 꽃의 세계입니다.
진리를 향해 모든 것을 바라고 견디면서
꽃은 영원히 피어날 겁니다.
글, 사진 / 최운향. 2022. 6.
글, 사진 / 최운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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