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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속 나라 이야기
ㅡ 개별꽃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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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속 나라 이야기
ㅡ 개별꽃 세상
우리들이 사는 나라
용케 찾아 오셨군요.
그런데
우리들 이름이 '개별꽃' 이라고요?
왜 천하다는 '개'자를 붙였나요?
이왕 붙였으니 앞으로 '開'자로 이해하세요.
오랜 옛날
평화를 갈망하던 우리 선조들은
싸움이 없는 곳을 찾아서 방황하다가
남들이 꺼리는 여기 숲 속에 터를 잡았어요.
하늘을 찌를 듯 참나무들이 서 있고
켜켜이 낙엽이 쌓여 있는 숲으로
그늘 진 척박한 땅도 있지요.
우리는
돌 틈이나
절벽의 틈새
뿌리를 내릴 수 있다면
싸우려 덤비는 상대가 없다면
그 어디든
감사하게 생각하지요.
매년 4월에 접어들면
우리는
서둘러 두껍게 쌓인 낙엽을 헤치고 나와
여린 몸을 낙엽에 의지 하여
꽃을 피웁니다.
이 때를 놓치면 우리는
맑고 푸른 드넓은 하늘
찬란히 빛나는 태양을 볼 수가 없습니다.
아직 큰 나무들이 잎을 피우지 못했어요.
며칠 후 잎이 피고 자라면
우리는 하늘을 볼 수가 없습니다.
우리들이 서두르는 이유를 알겠어요?
곧 우리는 나무 그늘 속에 갇힐 겁니다.
긴 세월을 나무들 가지 사이로
가끔 씩 보이는 하늘 조각을 보며
쏟아져 주는 빛을 받아 살게 됩니다.
우리가 열매를 맺고 시드는 가을
누렇게 단풍이 든 잎들이 떨어져
하늘이 열려도
우리는 하늘을 보기가 힘듭니다.
그 낙엽들이 온통 우리를
덮어버리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 속에서
하늘의 품에 들 겁니다.
얼어붙은 겨울이 가고 이듬해가 되면
우리 후손들이 쌓인 낙엽을 헤치고 나와
우리와 똑 같은 삶을 살게 될 겁니다.
그래도 우리는 실망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하늘에 감사합니다.
왜냐면
우리에겐 자유와 평화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건 정말 생명처럼 소중합니다.
비록
삶의 조건이 열악하여
힘들고 고통스럽지만
우리는
우리의 숲 속 나라를 지킬 겁니다.
오래도록 이곳에서 살면서
개척의 정신으로 힘을 모아
터전을 넓히고
우리들의 정신을 지켜 나갈 겁니다.
'개별꽃'의 '개'자를 열 개자 '開'로........
말씀드린 이유를 아시겠죠?
누구도 찾지 않던 이곳
우리들의 왕국을 찾아 주시어
감사합니다.
오늘은 우리들에게도
특별한 날입니다.
우리 생의 한 번 뿐인
평화의 축제 기간 입니다
부디
하얗게 살고 있는 기이한 모습 속에
신비를 보시고 가소서.
글, 사진(영상) / 최운향
2026. 4.



글, 사진(영상) / 최운향 2026.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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