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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시

2026. 벚꽃 추억 본문

자연 그리고 나의 글

2026. 벚꽃 추억

최운향 2026. 5. 13. 02:43

 

 

           2026. 벚꽃 추억

                      ㅡ 추억을 추억하며

 

 

▼동영상 / 아래 주소 클릭

 

https://www.youtube.com/watch?v=Gi9KXGx2F_k

지난 4월, 화사한 벚꽃 세상
세상이 이토록 백결할 수 있음을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음을 보았고
우리 사는 세상은 천국이었으며 
우리는 천국의 백성 이었음을 고백했지요. 

 

 

.........................................................................

 

 

2026.  벚꽃 추억 
     ㅡ 추억을 추억하며...



벚꽃은 떨어져서도 꽃입디다. 

꽃잎으로 길가에 떨어지면  길꽃이 되고 
차마 밟지 못하는 마음 밭에 
꽃밭이 되어 줍디다. 


꽃송이로 떨어지면 꽃으로 다시 피어나느니 
나무 위에 떨어져 그 나무의 꽃이 되어주고 
풀 위에 떨어져선 풀꽃으로 다시 핍디다. 


바위 위에 떨어지면 바위 꽃이 되어주고 
흙 위에 떨어져 땅꽃으로 피어 납디다. 


선업 만을 쌓은 생 
떠나는 길에도 선업을 쌓습디다. 


몸통이 잘리고  
토막이 난 상태여도 
애련히 꽃을 피우고  
우리네 마음을 울리어 
측은지심 
자비심을 일깨웁디다. 


천국 궁전 같은 벚꽃 아래 앉아 
가만히 살폈는데, 


꽃잎은 떠날 때가 되면 
거침없이 허공으로 투신하여 
쏟아지는 금빛 광명을 타고 
바람 따라 이리로 저리로 
시키는 데로 자리를 잡습디다. 


꽃송이들은 다발로 피어 
날아든 새들을 품어주고 
기꺼이 먹이가 되어 주는데 
꽃송이를 쪼던 새가 문득 기뻐 지저귀니 
입속의 꽃이 낙하산 처럼 돌며 떨어져 
바람 따라 이리로 저리로 
시키는 데로  사뿐히 내려 앉아 
다시 꽃으로 핍디다.  


며칠이 지났을까? 
다시 그곳에 찾아갔더니만 
천국 궁전은 간 데 없고 
꽃잎들도 꽃송이들도 찾을 길이 없더이다.


새들은 또 어디 갔는가? 
꽃잎이 떨어져 나간 가지엔 
푸른 잎들이 피어나고 


둥그스름한 나무의 태아들이 
마른 꽃술을 붙이고 눈을 감고 있는데 
바람은 여전히 남아  휭 ㅡ
남아 있는 꽃 가지를 흔들고 갑디다. 


벚나무가 그토록 긴 겨울을 모질게 견딘 것도  
꽃봉오리를 키워 꽃들을 피운 것도 
꽃잎을 떨어뜨린 것도
그 천국의 황홀경을 연출한 것도 
모두 다 거룩한 생명의 탄생을 위함이었습디다.


생명은
고통과 아름다움과  비애를 뿌리로 하고 
기쁨과 희망과 영생의 가지를 뻗는가 봅디다.


벚꽃 피는 봄날 인생길 걸으며
세상에 이어온 억 겁의 온갖 생명 활동을 떠올릴 때 
참으로 눈물겹고 오묘하고 장엄함에 숙연해 지고 
새삼 청청한 하늘을 우러러 보니 
지금 이렇게 존재함도 
삶도 죽음도 
모두가 그 거룩한 창조의 여정인 것 같습디다. 

 


                 글, 사진(영상)  /  최운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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