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시
2024년을 맞으며 ㅡ별꽃과 함께 본문
2024년을 맞으며
ㅡ별꽃과 함께
또 새로운 한 해를 맞습니다.
춥고 어수선한 연말연시, 고요히 피어 있는 야생화가 보고 싶어
여러 날 불암산을 찾아다녔습니다.
그런데, 한겨울에 야생화가 가능한 일이겠습니까?
번번이 실패하고 돌아왔었는데.... 1월 2일 한 송이 꽃을 보았습니다.
3미리 안팎의 아주 작은 별꽃이었습니다.
잘 자란 산철쭉 침침한 나무 밑에서 가지 사이로 숨어드는 희미한
빛을 받으며 살고 있는 아주 작은 꽃, 털옷을 입고 냉기를 견디고
있었습니다.
따뜻할 때는 꽃도 좀 크고, 잔털이 발달하지 않은 모습인데............
참 신비로웠습니다.
금년은 상서로운 한 해가 될 것 같습니다.
음흉한 그림자들은 사라지고, 밝은 빛이 빛나는 세상,
평화가 가득한 세상이기를 소원합니다.
글, 사진 / 최운향. 2024. 1. 2.
별꽃 사연
나 여기 있어요
가녀린 소리
그 소리결을 따르니
총총한 잔 나뭇가지 밑
새어드는 빛을 향해
별 하나 빛나고 있었습니다
어느 때였나
저 먼 별들의 세상에서
참 좋은 세상 꿈을 꾸니
그럼 함께 가보거라
구경 잘 하고 오너라 하여
이른 곳이 여기랍니다
넓고 푸른 하늘
찬란한 태양
생명들로 장엄한 세상
칼바람 추위
눈 오고, 녹고. 얼어붙는
혹독한 세상
그 변화무쌍을 견딜 수 없어
동료들은 후손들을 남기고
대부분 귀향을 해버렸는데
차마 나만 일찍 떠날 수 없어
어차피 다시 갈 때 가더라도
끝내 푸름을 잡고 있다 합니다
내 돌아가면
내 살았던 얘기
울면서 전하리라 합니다
그래도
참 좋았고
감사했었다고 말하며......
글, 사진/ 최운향
글, 사진 / 최운향. 2024. 1. 2.
Yiruma / Kiss the 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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