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시
계요등(鷄尿藤) 본문
계요등(鷄尿藤)
■ 계요등(鷄尿藤)
구렁내덩굴이라 부르기도 한다. 식물의 잎이나 줄기를 비비면
닭의 오줌냄새가 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그러나 그리
역겹지 않으며 가을이 되면 자연 냄새가 없어진다.
' 尿'는 오줌 '뇨'자이기에 '계뇨등'이라고 해야 맞을 것 같고,
닭이나 일반 조류들은 따로 오줌을 누는 게 아니어서 실제로는
계분등(鷄糞藤)이라 해야 말이 되는 게 아닐까?
피를 맑게 해 주고, 각종 염증치료, 신경통, 설사 등 약재로 쓰이고
그 꽃말은 '지혜'라고 한다.
꽃이 참 순결하고 귀여우며, 당당하게 하늘을 보는 모습이다.
꽃 찾아 나서는 길, 뜻하지 않게 만나 한참을 머물렀다.
계요등(鷄尿藤) 화원
꼭 가야만 하는 길
돌아설 수 없는 길
무장한 병사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태연하기에 태연하게
무심으로 걸었다.
나를 제지하지 않는다는 걸 느끼는
그 한순간
눈앞에 꿈같은 화원이 나타났다.
날개옷을 입은 작은 꽃의 정령들이
이 꽃 저 꽃을 날아다니며 즐기는
까르르 웃고 유희하는
그 순결한 모습들
얼마나 긴 시간을 바라보며
함께 있었는지 모르겠다.
향기로운 바람이 불어왔고
병사들은 보이지 않았다.
꽃과 꽃의 정령들
그리고 나
별유천지(別有天地)였다.
글, 사진 / 최운향 2023. 8. 27.
글, 사진 / 최운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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