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시
2023, 불암산 매화말발도리 본문
2023, 불암산 매화말발도리
▼ 매화말발도리꽃
그 씨방이 말발굽처럼 생겨서 붙여진 이름이다
▼ 바위에 뿌리를 내린 매화말발도리.
예년엔 한 두 송이 꽃을 피웠는데 금년에 여러 송이 꽃을 피웠다.
그간 지켜본 걸 헤아리면 수령은 거의 20여 년으로 추정한다.
지난 겨울 얼었다 녹았다 하면서 밑 부분의 바위가 떨어져 나가
그 속살이 드러난 상태다.
불암산 매화말발도리
1 불암산 비좁은 바위틈
살을 섞은 매화말발도리
바위 조각들 절로 떨어져
숨겨진 속살 드러나니
울퉁불퉁 뒤틀린 손가락
온갖 고생에 망가진 손
그래도 틈새를 움켜 쥐고
꽃 몇 송이 피웠구나
2 그때 그 처절한 전쟁에서
끝내 살아 남은 사람들
황량한 땅 일구시던
허연 옷, 주름 진 검은 얼굴
아침을 때우고는
"담 끼니는 어떡허지...."
그 어렵던 시절
힘없는 엄니 소리
3 울퉁불퉁 뒤틀린 손가락
온갖 고생에 망가진 손
그 두꺼비 손으로
죽어라 목숨줄 움켜쥐고
용케 꽃 몇 송이 피우고는
넌 참 신통도 하구나
묘한 세상 지금 펼쳐 놓고
털썩 주저앉게 만드니
글, 사진 / 최운향 2023. 4. 12.
글, 사진 / 최운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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