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시
2022, 동짓날에 본문
2022, 동짓날에
지구의 북반구에서는 秋分부터 어둠의 세가 강해져 동짓날에
그 절정에 이른다. 바로 오늘이 冬至이니 앞으로는 그 세가 다
시 약해져 春分에 이르러 자리를 양보하게 될 것이다.
하나 어둠은 그냥 순하게만 있다가 가지를 않는다. 그의 점령기
를 알아 그의 주 무기인 한파를 몰고 다니며 본성을 드러낸다.
그래서 동지 하루 전인 어제 강한 추위와 함께 눈을 뿌려 꽁꽁
얼어붙은 세상을 만들어 놓았다.
태양이 낮 동안 아무리 햇볕을 쏟아부어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
사실 이 모두는 다 순리다. 본래 대자연은 그런 것이고 어쩔 수
없는 것이니까.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들이 섞여서 사는 인간 세상을 돌아
본다. 뭐 거기도 다를 게 없는 곳이고, 다 순리고 하니 그냥 사는
수밖에 없는 게 아니겠는가 하겠지만 그건 아닌 것이다.
좋은 짓, 나쁜 짓, 이상한 짓들을 우리는 수없이 계속해 보며 살고
있다. 모든 게 항상 '좋은' 쪽으로 방향을 틀어 바라보고 나아가는
세상이었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건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니고
'가능한 것'이다.
사회적으로 지도적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나쁜 짓, 이상한 짓들이
수시로 터져나오는 작금의 세상을 바라보며 한 해를 마무리 함이
안타깝다. 어떻게 그렇게 살았고 또 저렇게 살 수 있나, 어이 저런
게 가능할 수 있나를 생각하면 분해지기도 하고, 난 바보였었나....
반문하게도 된다.
'니나 잘해라' 내뱉는 사람도 있겠지만 당연히 나도 잘해야 한다.
하지만 그렇게 말을 하는 사람들 보다 마음을 함께하는 선한 사람,
따뜻한 사람들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
2022년 동짓날, 하얗게 눈 덮인 산들을 창밖으로 바라보았다.
주변의 높은 건물들이 들어서면서 그 보이는 부분들이 많이 좁아져
섭섭했지만, 그래도 이나마 창너머로 볼 수 있으니....감사한 일이라
생각하며 사진으로 남겨보았다.
새해에는 정말 모든 게 뻥 뚫리고, 눈처럼 깨끗한 세상이 되었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소망하면서 ......
2022년도 어느새 저문다.
불암산 품속에 살아온 게 참 멀구나.
세월 잘도 간다.
글, 사진 / 최운향. 2022. 12. 22.
▼ 불암산
(불암산 정상)
작게 태극기가 보인다.
▼ 수락산
▼ 도봉산
(만월암이 조그맣게 보인다)
(원통사와 우이암)
牛耳岩 밑으로 조그맣게 원통사가 보인다.
(우이암)
▼ 북한산
(인수봉은 일부분만 보인다.)
(보현봉)
앞으로 칼바위 능선이 보인다.
시야가 좋지 않았다.
글, 사진 / 최운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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