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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마지막 날에 ㅡ겨울 별꽃의 고백 본문
2025년 마지막 날에 ㅡ겨울 별꽃의 고백
한겨울 별꽃
내 사는 곳에서 년 중 가장 일찍 피어나고 가장 늦게까지 남아 꽃을 피우는 야생화
아니, 일 년 중 어느 때나 찾으면 반기는 꽃이 있다.
어느 때는 웃으면서, 어떤 때는 울면서.................
바로 '별꽃'이다.
물론 한 겨울에는 특별한 곳을 찾아가며 쭈구리고 앉아서 자세히 살펴야 운 좋으면
한두 송이 만날 수 있었지만 말이다.
별꽃은 세계적으로 널리 분포되어 있고 아주 작고 흔한 꽃이어서 사람들의 시선을
끌지 못하지만 그 끈질긴 생명력은 찬사를 받을만하다.
야초들이 누렇게 말라죽은 영하의 겨울 날씨에도 쌓인 낙엽의 틈새를 비집고 하얀
별 모양의 얼굴을 내밀며 핀 한두 송이 별꽃을 보게 되면, 생명과 삶의 고귀함을 새삼
느끼게 된다.
학명은 'Stellaria Media'이고, 흔히 'Chick weed'라 부르는데 이는 '병아리 새끼
처럼 작은 잡초'라는 뜻에서 연유한 것이리라.
우리는 꽃이 피지 않은 식물 이름도 '별꽃', 그 꽃도 '별꽃'이라 부르는데.... 글쎄다.
그렇지만 그 이름이 참 좋다.
꽃말이 '추억' 또는 '밀회'인데, 그래서 그런지 나와는 사연도 많고 인연이 깊은 꽃이다.
영상의 별꽃들은 12월 들어 여러 날을 이곳 저곳을 찾아다니며 담은 별꽃들이다.
글, 사진/ 최운향 2025. 12. 31

겨울 별꽃
밤 아닌
낮에 보이는 별
하늘 아닌
땅에 뜨는 별
여름 보다 겨울
추울수록 더 빛나는 별
天理를 드러내는
眞我의 閃光
無心 아닌
有心 속에 顯示하는
아주 해맑고 해맑은
그런 별 보았나
글 / 최운향.
을사년 마지막 날에
ㅡ겨울 별꽃의 고백
나는 내가 별꽃인지 몰랐습니다.
내 이웃이 겨울밤 차디찬 하늘의 별을 보고
너 저기 별처럼 생겼다 하고
내가 보기에도
내 이웃도 별처럼 빛났기에
우리가 별꽃이 되었음을 알았습니다.
하늘에 반짝이는 별만 별인 게 아닙니다.
나도 별이었습니다.
나는 내가 별을 닮았다고 하지 않습니다.
나와 별이 그냥 닮았구나 할 뿐입니다.
그 후 한참을 난 '나' 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그러다가 내 이웃을 보았습니다.
순간,
내가 없으면 이웃도 없다는 걸 알았습니다. ]
그리고 하늘의 별도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아무 것도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내 이웃이 나와 따로 있는 게 아니고
별도 나와 따로 있는 게 아니고
모두가 서로 그러할 터이니
우리는 하나이고
나와 별도 하나라고 여겨 졌습니다.
결국 내가 있어서 모든 게 있습니다.
모든 게 있음으로 해서 내가 있고
모든 게 있어서 모든 게 있습니다.
그러니 모든 게 하나가 아닙니까?
당당한 별꽃의 모습에
나는 침묵하였습니다.
별꽃들이 이렇게 빛날 줄은 몰랐습니다.
찬란하기까지 하였습니다.
그래서 주어진 환경에서
모진 추위를 견디며
제 몫을 다하는 게 아닌가
깨달았습니다.
사실 무한한 허공만이 영원하지 않습니까?
그 품속의 상상을 초월하는 거대한 수많은 은하계
그 안에 담겨 있는 무수한 별들과
또 그 안에 존재하는 헬 수없는 생명체들 .........
영원히 존재 할 수는 없습니다.
언젠가는 멸하여 무한 허공 속으로 들 겁니다.
그리고 다시 그 무엇으로 태어나고.......
무한 허공은 절대적 생명 공간
그 품 안의 모두는 그의 피조물, 분신......
그래서 모두는 한 생명, 하나라고
12월 31일 만난 별꽃 에게
나도 나의 뜻을 전했습니다.
살을 애는 추위
황홀한 노을 속에
2025년 한 해는 저물고 있었습니다.
동짓달 열 이틀 달이
불암산 위로 솟구치는데 .........
글, 사진 / 최운향
2025.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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